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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한인교회 절반 '개역 개정판' 성경 사용

한글 완역성경 발간 100주년을 맞았다. 1911년 3월 최초의 신구약 합본인 '셩경젼셔'가 발행됐다. 한국에서는 성경을 번역.출간하는 대한성서공회가 지난 1월 개최한 출간 100주년 선포식을 시작으로 연중 다양한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한인이민사가 교회와 함께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글 성경은 한인들에게도 의미가 깊다. 신한민보에서는 미주 한인들의 한글 성경 사랑을 짐작케 하는 기사를 찾을 수 있다. 이 신문은 1917년 4월26일자에서 "미국 이민 시험을 성경으로 보지 않는다"는 정정 기사를 게재했다. 내용은 "미국 정부가 이민 입국자를 대상으로 한 입국시험을 각국 국어로 번역한 성경을 쓴다"고 썼던 앞선 기사에 대해 상무부가 '그럴 뜻이 없다'고 밝힌 정부의 공식입장을 보도한 것이다. 한세기전 이민시험의 교재로 쓰이길 희망했을 정도로 사랑받던 한글성경이지만 100년이 지난 현재 한인교계에서는 '하나의 성경'조차 쓰지 못하고 있다. 10개 대형교회에 문의한 결과 이중 절반은 1961년에 출간된 '개역한글판' 성경을 나머지 절반은 1998년 발행된 '개역개정판' 성경을 공식성경으로 채택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기존 개역한글판의 문체에 익숙해있고 단체구입의 경제적인 부담 등 때문이다. 파사데나장로교회 성현경 담임목사는 "말의 틀에 갇혀 교인들의 신앙 성장을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교회들이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구현 기자

2011-03-08

[나의 성경, 나의 인생] 김창식 목사 "포로 생활서 살려준 '생명책' 이죠"

"포로수용소에서 받은 성경이 내 목숨을 구했습니다." 오래된 책의 향기는 짙었다. 60년을 견딘 검은 겉표지는 이미 표지라기 보다 종이에 가까울 정도로 얇아졌지만 지난 세월은 책에 '고서'라는 명예를 달아주었다. 첫장에 쓰인 '일천구백오십년'이라는 발행 연도와 '셩경젼셔'라는 옛 맞춤법은 그래서 생경하기 보다 친근했다. 이 성경은 김창식(81.사진) 목사의 보물이다. 단순히 흘러가 고인 시간 때문이 아니라 극적인 그의 인생사가 녹아있기 때문이다. 전쟁과 이념 성경사의 암흑기 새로운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김 목사가 이 성경을 만난 것은 꼭 60년전인 1951년 거제도 '73 수용소'에서다. 1950년 9월 인민군에 강제징집돼 한국전에 참전했다가 포로로 잡혀 갇혔던 곳이다. 원래 기독교 신자였던 그는 참혹한 포로생활을 견디기 위해 수용소내 교회를 찾았다. 그곳에서 '한국 반공포로의 아버지'로 불리는 해럴드 보켈(한국명 옥호열) 군목을 만나 이 성경을 선물받았다. "먹을 것이 없어 변도 보지 못했던 생활 속에서 영혼의 허기짐을 채워준 책입니다." 성경은 한걸음 더 나아가 그의 생명을 구했다. 후세에 '반공포로석방사건'으로 불려진 1953년 6월 18일의 일이다. "새벽 0시를 기해 일제히 포로석방이 단행되면서 포로들이 모두 수용소 철책을 넘어 도주했죠. 그 때 이 성경을 가지고 철책을 넘을 방법이 없었어요. 기회를 놓쳐 그만 탈출에 실패했었죠." 성경을 손에 들고는 철책을 넘을 수 없었고 성경을 철책 밖으로 던지자니 찢어질 것이 뻔했다. 낙담했지만 잠시였다. 그 때 철조망을 넘은 포로의 상당수가 미군과 국군의 총에 맞아 죽거나 크게 다쳤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후에 풀려나 만난 같은 포로출신 교인도 총상을 입은 다리를 절단해야 했다고 한다. 오랜 포로생활을 끝낸 후에도 이 성경은 김 목사의 분신이었다. 이 성경으로 신학 공부를 했고 74년 미국에 이민올 때도 가장 먼저 챙겼다. 성경의 맨 뒷장에는 암흑기였던 교회사의 편린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성경은 전쟁을 피해 일본에서 출판됐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사실은 일본은 불과 성서 출간 8년전인 1942년 한국에서 문화 말살 정책의 일환으로 성서 판매 중지령을 내린 바 있다. 전범 국가는 식민지 삼은 나라에서 벌어진 전쟁의 틈새에서 여전히 경제적 이익을 챙기고 있었던 셈이다. 그간 이 성경에 담긴 비화를 말하지 않았던 김 목사는 재작년 크리스마스에 세 자녀를 불러모아 사연을 들려주었다. "이 성경이 아니었으면 너희들은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았다고 했죠. 내가 죽어도 가보로 간직하고 예수 잘 믿으라는 당부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김 목사는 보수적인 세대지만 요즘 청소년들의 '핸드폰 성경'에 대해 "성경을 읽게 할 수 만 있다면 형태는 큰 의미가 없다"라는 열린 의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성경 읽기의 소홀함에 대해서는 "신앙적 바탕이 없다면 위험한 곳에 빠지기 쉽다"고 '생명책'이 된 본인의 경험을 전했다.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2011-03-08

[신학자들이 보는 '차세대 성경'] "낡은 언어·관습 깨뜨려서 누구나 쉽게 읽도록 해야"

한인교회들이 출간 10여년이 지나도록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새성경 '개역개정판' 성경에 대한 신학자들의 견해는 어떨까. 대다수의 신학자들은 옛 성경이나 새 성경 어느 한쪽을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는 양자택일론을 취하진 않는다. 하지만 장차 한글 성경에 전면적인 보수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뜻을 함께 하고 있다. 두가지 성경 모두 원어나 한글의 의도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백석문화대 고영민 총장은 최근 언론 기고문을 통해 "개역개정판은 99년전 번역판을 수정 보완한 것으로 초가집을 여러차례 뜯어 고친 것과 같다"며 "이제는 최근까지의 사본학 고전학 언어학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원문 그 자체를 정확하게 우리말로 옮겨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덕주 감리교신학대 교수는 지난달 한국에서 열린 완역성경 출간 100주년 기념 좌담회에서 종교개혁 정신에 맞는 초심에 입각해 성경을 바라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의 개신교를 만든 종교개혁은 낡은 언어와 관습을 깨뜨리고 새로운 표현을 요구하는 초심이었다"라며 "하지만 현재 한국 교회의 문화와 교리 신학은 영을 가두는 낡은 문자가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인 신학계에서도 이같은 의견에 공감하고 있다. 미주장로회신학대 이상명 교수는 "특히 신약은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그리스 장터에서 쓰는 '코이네 그릭'으로 기록됐다"라며 "한글도 읽고 쓰기 쉬운 글이 창제 의도인데 현재 성경은 두 언어의 장점과 속성을 살리지 못한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언어학자들도 성경의 틀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언어의 세대를 30년으로 보고 있는 언어학자들은 최소한 30년간은 지속될 수 있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차세대 성서를 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우기 인터넷 상에서 단어의 정의가 매일 매시간 바뀌는 변화의 시대임을 감안하면 기본에 충실한 단단한 한글성경이 태어나야 한다고 그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2011-03-08

[한글 성경 역사.효과] 문맹인에 '잠자던 한글' 가르쳐

대한성서공회가 내놓은 '우리말 성서 번역 계보도'에 따르면 역사적 의미를 가진 한글 성경은 7권이다. 최초의 한글 성경 번역판은 한 번도 한반도를 밟은 적 없는 외국인 선교사에 의해 중국에서 탄생했다. 1882년 3월 심양 문광서원에서 간행된 누가복음 번역판 '예수셩교 누가복음 젼셔'다. 이 복음서는 스코틀랜드 장로교 선교사 존 로스와 조선청년 이응찬의 운명적 만남에 의해 10년만에 결실을 맺었다. 이응찬은 한국교회 최초의 세례자로 꼽히는 사람중 하나다. 이 성서에서 로스는 'God'을 '하나님'으로 번역해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하나님이라는 한글 고유명사의 역사는 130년이 되는 셈이다. 로스 선교사가 신약의 복음을 쪼개서 번역해 내놓은 이른바 '쪽복음'은 압록강을 넘어 한반도 서북지역을 중심으로 널리 퍼져 나갔다. 조선 땅을 밟은 적은 없었지만 로스 선교사 덕분에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인 언더우드와 아펜젤러가 1885년 4월 제물포로 입항하기 이전부터 성경은 이미 알려져 있는 상태였다. 언더우드와 아펜젤러는 조선 도착 21년만인 1906년 한국 교회가 공인한 신약성경 '신약젼서'를 간행했다. 이어 5년 뒤인 1911년 '구약젼셔'까지 완역 마침내 국내 최초로 신.구약 전체 66권을 번역한 '셩경젼셔'를 출간한다. 최초의 완역판 성경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 임성빈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1910년이 나라의 주권을 잃은 '절망의 해'였다면 1911년은 질곡 같은 어둠 속에서 하나님이 주신 '희망의 씨앗'을 발견한 해"라고 평가했다. 한글 창제 이후 한글로 방대한 문장이 집대성된 첫 책이기도 한 성경의 파급효과는 컸다. 신학자들은 "기독교가 잠자던 한글을 깨운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당시 게일 선교사 보고에 따르면 1907년 한 농부가 외우는 재능이 없어 성경구절 한 절을 읽으면 그대로 실천하는 방법으로 성경을 다 외웠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또 데닝 선교사는 "60~70대 노인들이 성경을 줄줄 외우고 맹인이 사복음서 전체를 외우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글 성경의 빠른 흡수력에 놀라워했다.성경 전달의 일등 공신들은 성경을 전하거나 판매하는 '권서'들이다. 이들은 지게에 성경을 메고 전국 방방곡곡 두메산골까지 찾아다니며 문맹인과 여성들에게 한글을 가르쳤다. 넉넉치 못한 살림 속에서 성경은 쌀로 교환되기도 했다.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지만 부족한 부분도 많았다. 최초의 완역판은 비교적 간결하고 매끄럽게 다듬어지긴 했지만 영어 흠정역(AV)과 중국어역을 중역한 것이어서 히브리어 헬라어 원본 성경과의 대조가 충분치 못해 원문의 의미에서 빗나간 내용이 많았다. 이에 따라 개정작업이 시작됐고 26년만인 1938년 '셩경개역'이 마무리됐다. 한국전쟁을 거친 뒤 한국 교회가 기하급수적으로 부흥되고 원어 독해력 등 신학 수준이 향상되면서 새로운 성경 번역의 요구가 커져갔다. 이에 발맞춰 1961년 한글맞춤법통일안에 따른 '개역한글판'이 나오고 다시 37년 뒤인 1998년 한글 맞춤법을 따르고 성차별이나 장애인 관련 용어를 개정한 '개역개정판'에 이른다. 정구현 기자

2011-03-08

[Bible Q&A] 1600년간 쓰여진 성경…2454개의 언어로 번역

Q. 성경의 저자는. A. 신학적으로는 '하나님'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글을 쓴 이들은 30~40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Q. 성경과 성서의 차이점. A. 둘다 같은 표현이다. 한국에서는 경전의 의미로 성경을 쓰고 책의 의미로 성서를 쓴다. 최근에는 성경전서를 줄여 성서라고 부르기도 한다. Q. 성경의 원문 언어는. A. 구약성경은 히브리어로 쓰여졌고 신약성경은 그리스어로 쓰여졌다. 하지만 예수님과 12제자를 비롯한 초대교회의 대부분 사람들이 아람어를 썼다는 점을 들어 신약의 원문이 아람어로 쓰여졌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Q. 성경의 기록 기간은. A. 각 장마다 쓰여진 연대가 모두 틀리기 때문에 정확한 연대를 알 수는 없지만 1600년동안 쓰여졌다. Q. 지금 성경 형태가 완성된 때는. A. 지금 구약 성경의 기본이 되는 '70인역 구약성서'는 기원전 약 3세기 전후에 나왔다. 그 후 신약 성경이 쓰여지며 성경의 내용이 더욱 늘어났고 321년에 개최된 로마회의에서 신약 27권이 공식적으로 확정되었다. Q. 장과 절 어떻게 나뉘었나. A. 기원전 히브리어 성경 때부터 성경을 구분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있어왔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장과 절이 구분 된 것은 훨씬 후대의 일이다. 장의 구분은 영국교회의 대주교였던 스티븐 랑톤이 1205년에 했고 절 구분은 1550년에 로버트 에스티네가 했다. Q. 성경은 몇 개의 언어로 번역 되었나. A. 현재 세계의 모든 언어를 다 합치면 6500여개 라고 한다. 세계 성서 공회 연합회에 따르면 이 중 3분의 1이 넘는 2454개의 언어로 번역되었다고 한다. Q. 성경 판매량은. A. 유일무이한 베스트셀러다. 전세계적으로 매년 3000만권이 팔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1883년부터 2010년까지 성경전서가 4144만5837권 팔렸다. 지난해 판매량은 121만9334부다. 전년보다 27만부 가까이 증가했다. Q. 성경에 쓰이는 종이는. A. 영어로 'Bible paper'라고 불리는 얇은 박엽지가 쓰인다. 일반 서적 모조지 무게(80~100g)의 30%(28g) 정도로 가볍다. 얇지만 찢어지지 않고 뒤가 비치지도 않는다. 97년에 한국의 한 재지회사에 의해서 세계에서 두번째로 초경량 박엽지가 개발되어 2000톤 이상의 수입을 대채했다. 조원희 인턴기자

2011-03-08

[약속의 책 '성경'] 나에게 성경은…

세상 속에서 인도하는 등대·길잡이 성현경 목사/파사데나장로교회 담임 내게 성경은 등대이자 길잡이(guiding light)다. 세상속의 수많은 문제와 어려움 속에서 따라가야 하는 빛이다. 의미있는 성경은 2004년 구입한 새번역 성경이다. 읽기 쉽기 때문에 초신자들과 의미를 공유할 수 있어 우리 교회 공식 성경으로 채택했다. 특히 문익환 목사님이 현대어로 번역한 시편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특별히 좋아하는 성경 구절은 시편 23편과 로마서 1장 16~17절이다. 특히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이라는 구절은 목회자가 되기로 결심한 동기였다. 최근 빠져있는 성경은 요한복음이다. 깊은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느낄 수 있다. 한글 버전의 성경 외에도 그리스어, 영어 성경을 대조해서 읽는다. 글 속에 갇힌 숨은 뜻을 연구하기 위해서다. 끊임없이 깊은 대화 나누는 친구 신인식 목사/한국시각장애인교협 회장 성경은 내게 요즘말로 베스트 프렌드다. 친구한테 못할 말이 없듯 성경은 내게 끊임없이 깊은 대화를 걸어온다. 의미 있는 성경은 1970년에 구입한 첫 점자성경이다. 점자성경은 두꺼운 종이로 만들기 때문에 전서가 20권으로 나뉘어져 있다. A4용지 크기에 권당 두께가 7cm로 너무 커서 들고 다니거나 읽기가 불편했다. 보고 싶은 성경 구절을 어디서나 읽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요즘은 내가 관장으로 있는 전화로 듣는 시각장애인용 도서관인 '종달새도서관'이 성경 보급에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최근에는 시각장애인용 성경 단말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도 많다. 좋아하는 구절은 빌립보서 4장13절의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다. 하나님과의 관계 알려주는 '지침서' 데니스 김 목사/남가주사랑의교회 성경은 나에게 메뉴얼이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지침서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교회에서 자랐기 때문에 많은 성경들을 소장해왔지만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성경은 아버지가 처음으로 사주신 성경이다. 내가 설교 때 ‘매뉴얼’에서 가장 자주 인용하는 구절은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누구인지, 어떻게 우리는 구원을 받게 되는지에 대한 구절들이다. 에베소서 1장 4절 “곧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가 대표적인 구절이다. 목사로서가 아닌 기독교인으로서 가슴에 새긴 구절은 이사야서 41장 10절.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영혼의 반려자…근원적 고민 하고파 최재민 목사/멕시코 선교사 성경은 영혼의 반려자다.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성경을 꼽으라면 1976년 수련회에 참가한 기념으로 산 성경이다. 당시 군산에 살고 있었는데 서울에서 수련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수련회에서 은혜를 받고 그것이 너무 기뻐 직접 생명의 말씀사를 가서 성경을 구입했다. 그 성경을 애지중지하며 군에 입대할 때도 들고 갔지만 전역 때 쯤 후임이 자신에게 달라고 간곡한 부탁을 해 어쩔 수 없이 주고 나왔다. 설교 때 가장 많이 인용하는 구절과 기독교인으로서 가장 좋아하는 구절은 같은 구절로 사도행전 22장 8절과 10절이다. “주님 누구시니이까”, “주님 무엇을 하리이까”라고 하나님께 질문을 하는 사도 바울을 보며 요즈음의 기독교인들은 너무 피상적인 고민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사도 바울처럼 근원적인 고민을 해야 주님과 관계 설정을 바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2011-03-08

약속의 책 '성경'…'가라사대'와 '이르시되' 사이서 고심 중인 한인교계

1600여년간 기록되어온 그 약속의 책이 100년전 한국에서 완역됐다. 1911년 3월 발간된 ‘셩경젼셔’다. 신구약 66권을 하나로 묶은 최초의 순수 우리말 성경이다. 10년만에 번역을 마친 제임스 스카스 게일 선교사는 “파나마 운하를 파는 것과 같았다”고 한글성경의 지난했던 탄생 과정을 설명했다. 기독교와 한글의 역사적 만남이 가져온 파급효과는 종교에 국한되지 않았다. 한글의 발전과 보급, 문맹퇴치, 여성지위 향상 등 사회와 문화 다방면에 미쳤다. 그 영향력은 한세기를 지났음에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성경용지로 쓰이는 얇은 박엽지를 넘기듯 조심스럽게 한글성경이 만들어낸 이야기들을 엮었다. LA인근 한인교회들이 공식 성경 채택을 놓고 '가라사대'와 '이르시되'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 두 단어는 '옛 성경'과 '새 성경'의 대표적인 차이점 중 하나다. 전자는 1961년 발간돼 40년 가까이 정상의 자리를 지켰던 '개역한글판' 성경이고 후자는 이를 대체하기 위해 1998년에 나온 '개역개정판' 성경이다. 완역 한글 성경이 나온 지 100년을 맞아 한인 교계의 성경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인교계 현황= 한인교계는 전반적으로 새 성경 도입에 주저하고 있다. 정확한 한인교회별 개역개정판 보급 현황 통계는 없지만 그 실정은 대형교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0개 대형교회에 문의한 결과 새 성경 도입에 대한 찬반 의견이 5:5로 맞서고 있다. 개역개정판 성경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교회는 남가주사랑의교회다. 이 교회 이광철 행정실장은 "2년전 한국 인쇄소를 통해 개역개정판 성경 5000부를 특별 주문 제작해 교인들에게 판매했다"며 "초기에는 바뀐 부분들이 많아 교인들이 어색해 했지만 쉬운 표기법에 이젠 어느정도 익숙해진 상태"라고 말했다. ANC온누리교회도 지난해 개역개정판을 받아들였다. 나성영락교회와 인랜드교회는 3월부터 개역개정판으로 교체중이다. 특히 나성영락교회는 교회로고가 새겨진 개역개정판 6000부를 1차로 특별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교체 반대 이유= 기존 개역한글판을 고수하는 교회들의 입장도 확고하다. 가장 큰 이유로는 전량 교체시 발생하는 경제적 부담을 교인들에게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이다. 권당 20달러씩 5000부를 단체 주문할 경우 10만달러가 소요된다. 일시불로 지급해야 하는 교회는 물론 교회를 통해 구입해야 하는 교인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당장 큰 불편이 없는 성경을 굳이 큰 돈 들여 바꿔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신학적인 내용 변질의 우려 ▶개역한글판 사용에도 불편이 없다는 생각 등도 교체를 망설이는 이유들로 꼽힌다. 베델한인교회나 은혜한인교회 에브리데이교회 등은 종전의 개역한글판을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교회들이다. 베델한인교회 오준석 목사는 "교체시 발생할 여러 혼란 때문도 있지만 성경이 상업적인 측면에서 이용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의견이지만 한국에서도 제기됐던 대한성서공회의 '숨겨진 상업적 의도'를 반대 이유로 꼽는 목회자들도 있다. 한국의 저작권법상 1961년 발간된 개역한글판의 판권유효기간은 50년이 되는 올해 7월까지다. 권당 판매정가의 9%를 받던 저작권 사용료를 더이상 받지 못하게되자 개역개정판을 통해 그 손실을 메꾸려 한다는 것이다. #3의 대안 선택= 양자택일의 고민에서 벗어난 교회도 있다. 파사데나 장로교회는 2001년에 출간된 최신 현대어법에 가장 가까운 '새번역'을 쓰고 있다. 이 성경은 '가라사대'나 '이르시되' 대신 '말씀하시기를'로 표기하고 있다. 이 교회 성현경 담임목사는 "개역개정판은 쉽게 고쳤다고는 해도 교회에 처음 나온 '초신자'들에게는 여전히 이해하기가 너무 어렵다"며 "어려운 고문이 아닌 현대어법으로 쉽게 풀이한 새번역 성경은 이해의 장애물을 없애 젊은 세대들을 성경과 가깝게 만들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정 배경] 어려운 한자·옛말 쉽게 표현 한글성경을 번역 출간하는 대한성서공회는 개역개정판을 펴낸 의도를 "1950년대 맞춤법에 따랐던 개역한글판의 어려운 한자와 옛말을 현대 표준 맞춤법에 맞춰 쉽게 표현하기 위해서"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 원칙에 따라 7만3000여 곳이 수정됐다. 우선 고어나 한자어는 쉬운 말로 고쳤다. 또 문둥병을 나병으로 병신은 몸 불편한 이 등 장애인 기피용어를 비차별어로 바꾸는 등 시대와 언어의 변화를 고려했다. 성경 첫장인 창세기 1장3절부터 마지막장인 요한계시록 22장20절까지 성경 전체에 걸쳐 총 777차례 쓰여진 '가라사대'가 모두 '이르시되'로 바뀐 것도 한 예다. 한국에서는 이 새 성경 초판 발행후 교계 안팎으로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종전 성경에 비해 이해하기 쉽다는 점 때문에 대세로 자리잡았다. 대한성서공회에 따르면 2010년 현재 85~90%의 한국 교회가 개역개정판 성경을 교회내 공식 성경으로 채택하고 있다.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2011-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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